책소개
소설가 김훈 씨(61)는 한국 문단의 예외적 작가다. 기자 출신 작가인 그는 1994년 40대 중반의 나이로 뒤늦게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탐미주의적인 문체와 허무주의적 세계관, 선 굵은 역사적 주제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들로 단숨에 중장년 남성 독자층을 폭넓게 확보한 작가가 됐다. 그의 장편소설인 ‘칼의 노래’(2001년) ‘남한산성’(2007년)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가 ‘남한산성’ 이후 2년 만에 신작 ‘공무도하’로 돌아왔다. 역사소설을 주로 썼던 작가는 이번에 처음으로 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현대를 배경으로 한 장편을 선보였다. 한국매일신문의 문정수라는 젊은 사회부 기자를 통해 냉혹하고 비정한 세계, 구차하고 비열한 삶의 밑바닥까지 가감없이 그려낸 작품이다. 작품의 주된 배경이 되는 도시는 ‘해망’이란 가상의 공간이다. 작가는 컴퓨터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지만, 올해 5∼9월에 출판사의 도움으로 이 작품을 인터넷에 연재하기도 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지극히 편파적인 내 마음대로 평
“약육강식은 모든 먹이의 기본 질서이고 거대한 비극이고 운명이다. 약육강식의 운명이 있고, 거기에 저항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이 있다. ‘공무도하가’는 강 건너 피안의 세계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더러운 세상에서 함께 살자는 노래이다. 나는 인간 삶의 먹이와 슬픔, 더러움, 비열함, 희망을 쓸 것”이라 밝혔었다.
“말로써 호명하거나 소환할 수 있는 것들은 많지 않을 터”이고, 그의 “가용어 사전은 날마다 얇아져간다”고 했지만, 그의 책상 위에 쌓인 지우갯가루는 매일같이 높아져갔고, 그렇게 5개월, “멀고 아득한 것들을 눈앞으로 불러왔던” 긴 노래는 끝이 났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작가이다. 칼의 노래, 현의 노래를 통해 김훈 작가를 알게 되었고 그 문체와 전개력에 매료되어 단숨에 팬이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을 접하게 된것도 다름아님 김훈 이라는 지은이의 이름만 보고 특별한 의문이나 의구심 없이 선택하게 되었으니 이것저것 따져서 책을 고르는 나에게 다른 책들이 불평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김훈 작가의 소설이라 해서 역사 소설인줄 알았었다. 더욱이 제목이 '공무도하' 이니.. 더더욱 그럴수 밖에.. 현대물을 배경으로 시작을 하자, 이후에 어떻게 역사와 더불어 책의 내용을 전개해나갈까 하는 무식한 상상을 하기도 하였다. 책의 중간정도까지 읽었을때야 비로소 '이게 뭥미?' 했던 나의 황당한 시츄에이션. 뜻하지 않은 반전에 나의 무식함이 다 들어났지만, 끝까지 읽고서야 김훈작가의 메시지가, 책 겉 표지에 적혀 있는 '공무도하'의 새로운 뜻을 아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겠다. 오해로 비롯하여 허황된 상상의 나래속에서 책을 읽어 갔으니, 작가의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수 밖에 없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기억에 남는 문구
p.1 -사랑아, 강을 건너지 마라. 님아 강을 건너지 말랬어도. 기어이 건너려다 빠져 죽으니. 어찌하랴 님을 어찌하랴
_여옥의 노래
p.325 - 나는 나와 이 세계 사이의 얽힌 모든 관계를 혐오한다. 나는 그 관계의 윤리성과 필연성을 불신한다. 나는 맑게 소외된 자리로 가서, 거기서 새로 태어나든지 망하든지 해야 한다. 시급한 당연 문제다. 나는 왜 이러한가. 이번 일을 하면서 심한 자기혐오에 시달렸다. 쓰기를 마치고 뒤돌아보니, 처음의 그 자리다. 남은 시간들 흩어지는데, 나여, 또 어디로 가자는 것이냐.
_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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