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인간에 관한 가장 끔찍한 보고서이자 가장 아름다운 보고서
대재앙이 일어난 지구, 그곳에 한 남자와 한 소년이 있다. 지구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문명은 파괴되었고 지구의 거의 모든 생명은 멸종했다. 세상은 잿빛이다. 불에 탄 세상은 온통 재로 뒤덮였고, 하늘 가득 떠도는 재에 가려 태양도 보이지 않고 한낮에도 흐리고 뿌연 빛만이 부유한다. 무채색의 황폐하고 고요한 땅, 신은 사라지고 신을 열렬히 찬미하던 이들도 사라진 땅, 그곳에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길을 걷는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지극히 편파적인 내 마음대로 평
가슴이 꽉 막힌 듯한 답답함과 절망감. 그들의 힘에 겨운 발걸음을 따르듯이 책장도 정말 안 넘어간다. 쉽지 않은 책이다.
책 표지에 '감히 성경에 비견되는 소설'이란 카피는 이 책이 던져주는 작가의 메시지를 신의 문제와 씨름해보는 관점으로 해석하여 강조할수 있는 표현이라 생각되며, '[로드]의 묘사는 황량한 광야를 포착하는 거친 입자의 흑백 하면처럼 간결하고 차박고 또 의외로 세밀하다' 라고 말한 옮긴이의 말이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하는 객관적인 말인거 같다.
책을 읽는 내내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미스트' 마지막 장면이 떠올랐다. 그 영화의 마지막 상식을 넘어선 허무맹랑한 반전처럼, 책의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이 책 또한 어떤 결론을 던져 줄것인가를 궁금해 하였다. 300페이지에 달하는 가슴이 꽉 막히는 답답함과 절망감을 단 10페이지에 결쳐 단 한줄기 빛으로 그 해석을 독자에게 맡기는 작가의 메시지는 충분히 여러관점에서 생각할만한 꺼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잠시나마 우울한 감점을 잊을수 있었다.
총평 - 코맥 매카시란 작가의 배경을 조금 알고서 보면 책을 이해하는데에 조금의 도움이 될것 같단 생각이 든다. 처음 이 책을 읽고선, 마음에 약간의 우울함이나 슬픔이 있는 사람들에겐 절대 추천해주면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지만, 작가의 메시지를 내 나름 심사숙고 할수록..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 다면 해석하기에 따라 충분히 힘이 되리란 생각이 든다. 단, 책을 끝까지 읽을 자신이 있다면 말이다.
기억에 남는 문구
p.30 - 정말 맛있어요. 그래 맛있지. 좀 드세요 아빠. 네가 마시는걸 보고 싶어
우리는 불을 옮기는 사람들이다.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살아남은 자들은 먹을 것을 찾아 텅 빈 집들과 상점들과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연명하기 위해 인육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트럭을 타고 다니며 인간을 사냥하는 무리도 있다.
남자와 소년은 바다가 있는 남쪽을 향한 여정에 있다.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 왜 남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안간힘으로 남쪽을 향해 가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아들에게 남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불을 옮기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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