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산 줄기가 바다를 향해 쭉 뻗다가 끊어진 장산곶에 매가 산다
그 매는 땅의 정기가 세서 아무도 범접하지 못하는 숲에 둥지를 틀고 일년에 딱 두번 사냥을 나간다
매는 사냥을 떠나기전에는 밤새 부리질을 하며 자신의 둥지를 부순다
목숨을 건 사냥에서 약한 마음을 버리고 만일 싸움에 졌을 때 다른 매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함이다
장산곶매가 싸움을 하러 떠나면 온 마을사람들이 잔치를 벌였다 그리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우리는 저렇게 날아야 해 푸른 창공 저 높은 곳에서 가장 멀리 내다보며 날아갈 줄 알아야 해
우리는 저렇게 싸워야 해 부리질을 하며 발톱을 벼리며 단 한번의 싸움을 위해 준비할 줄 알아야 해
벼랑끝 낙락장송 위에 애써 자신의 둥지를 짓지만 싸움을 앞두고선 그 모둘 부수고 모든걸 버리고 싸워야 해
내가슴에 사는 매가 이젠 오랜잠을 깬다 잊었던 나의 매가 날개를 퍼덕인다
안락과 일상의 둥지를 부수고 눈빛은 천리를 꿰뚫고 이 세상을 누른다
날아라 장산곶매 바다를 건너고 산맥을 훨넘어 싸워라 장산곶매 널 믿고 기다리는 민중을 위하여
ps. 대학교 1학년때 내가 가장 좋아했던 민중가요다. 지하 동아리방에서 선배들과 함께, 당당한 삶과 자신의 이상향을 꿈꾸며
불렀던 많은 민중가요들. 그동안 너무 잊고 지냈구나. 내가슴에 사는 매가 이젠 오랜잠을 깬다 잊었던 나의 매가 날개를
퍼덕인다 안락과 일상의 둥지를 부수고 눈빛은 천리를 꿰뚫고 이 세상을 누른다. 9년전에 꿈꿨던 누구에게도 당당한
부끄럼없는 자신이 되길 스스로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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